[2006년 내한 후 인터뷰.]
'브릿팝의 악동들' 오아시스가 7번째 정규음반 '딕 아웃 유어 솔(Dig Out Your Soul)'을 최근 발매했다. 노엘과 리암 갤러거 형제가 이끄는 오아시스는 두 형제의 좌충우돌 독설 때문에 '악동'이란 별명을 얻었지만, 1994년 데뷔 이래 8개 싱글을 모두 UK차트 1위에 올린 브릿팝 선두주자 중 하나다. 특히 오아시스는 한국에 젊은 골수 여성팬들을 많이 확보한 밴드다. 최근 영국 런던의 한 스튜디오에서 현지 프리랜서 정지은씨를 통해 이들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엔 리암 갤러거(보컬)·겜 아처(기타)·앤디 벨(베이스)이 참석했다. 질문을 던지면 세 사람이 떠들썩하게 농담을 섞어 대화를 나눴다.
―2006년 한국 첫 공연을 기억하세요?
"한국 공연은 정말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도 정말 친절했고, 음식도 맛있었고."(리암) "공연 끝나고 기분이 좋아서 정말 술 많이 마셨잖아, 기억나?"(겜) "하하, 맞아."(리암)
―첫 싱글 '더 쇼크 오브 더 라이트닝(The Shock of The Lightning)'은 오아시스 역사상 가장 단시간에 쓴 곡이라면서요.
"이 곡은 노엘이 작곡했어요. 노엘이 그렇게 자랑했다면 아마 가장 오래 걸린 곡일 거예요. 노엘은 늘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해요. 쓰는 데 고생했을수록 '아, 그 곡? 화장실에서 일 보면서 쓴 거야'란 식이죠."
―새 음반은 밴드 자체 레이블(빅 브러더)에서 처음 내는 앨범이죠. 느낌이 어떠세요.
"다른 레이블과 일할 때도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했어요. 그래도 완전한 오아시스 상표를 붙이는 것 같다는 생각은 좀 듭니다."
―음악만큼이나 두 형제의 행동과 말이 화제가 되는데요.
"노엘은 나의 큰 형이고, 나는 언제까지나 노엘의 막냇동생으로 머물 거예요. 그렇지만 오아시스에는 단 한 명의 리더가 있을 뿐이죠."
―이번 앨범은 무척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많습니다. 의도한 것인가요.
"우린 라디오헤드처럼 무슨 콘셉트를 갖고 앨범을 만들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하다보니 사이키델릭 사운드가 많이 들어갔어요. 그걸 염두에 두고 하지는 않았죠."(리암) "사이키델릭을 했다고 우리가 다시 마약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맥주 몇 병 정도면 충분히 이런 사운드를 낼 수 있죠. 하하."(앤디)
―이번 음반 드럼은 누가 연주했습니까.
"작 스타키가 했어요. 그런데 우리와 투어를 하지는 못할 거예요."(겜) "작은 아주 중요한 사업을 시작했거든요. 뜨개질 사업. 손수 뜨개질 하느라 너무 바쁘대요. 하하. 농담이고, 다른 밴드와 스케줄이 있어서 투어를 함께 못해요."(리암)
―새 앨범 투어에 한국도 포함되나요.
"꼭 다시 한국에서 공연할 겁니다. 한국에 우리 팬들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 열광적일 줄은 몰랐어요. 정말 그 때 기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요."(리암) "아마 내년이 되겠지만 아시아 투어에 한국이 꼭 들어 있을 거예요."(겜)
[2009 내한 후 episode.]
Episode 1 | 오아시스의 대기실
맨체스터 깃발을 걸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노엘 갤러거가 탈퇴를 선언하여 해체 위기에 놓인 오아시스. 그들은 두 번째 내한 공연 때, 직접 가지고 온 맨체스터 시티 깃발을 한쪽 벽에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 단, 구멍을 내지 말고 소중하게 다뤄줄 것을 부탁했고, 기획사는 결국 무대연출팀까지 동원하고 나서야 그 깃발을 성공적으로 소중하게(!) 걸 수가 있었다.
그날,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압도당하고 만 오아시스. 너무나 신이 난 그들은 대기실에 돌아와서도 그 흥에 취해서 음악을 틀어놓고 촛불만 켜놓은 채 멤버들은 물론 스탭들까지 옹기종기 모여 노래를 부르며 술잔을 들이부었다. 그런데, 새벽이 되도록 이 갑작스러운 대기실의 파티는 좀처럼 끝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밖에서는 렌탈된 물품을 반출해야 되는 임무를 맡은 기획사 직원들과 체육관의 모든 사람들을 내보내고 셔터를 잠궈야 하는 경비아저씨만 남았던 것. 기다리다 지친 기획사 직원들은 오아시스측에 대기실의 물건들을 빼도 되겠냐고 물었다. 멤버들은 조그만 탁자 위에 모든 술병을 올려 놓고는 이 테이블과 소파만 제외하고 알아서 다 빼가라고 말했고, 직원들은 정말 그 말대로 그들이 술을 마시고 노래하는 동안 그 테이블만 제외하고 모든 물품들을 꺼냈다. 결국 오아시스는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체조경기장을 마지막으로 나왔고, 경비원 아저씨는 그제서야 셔터 문을 내리실 수 있었다.
Episode 2
모든 공연이 끝나고 노엘은 다른 멤버들보다 늦게 퇴장했다. 객석을 응시하며 이 밤을 기억하려는 듯 했다. 여유, 마음으로부터의 기쁨, 그리고 성취감으로 가득찬 그 때의 얼굴은 말하는 듯 했다. 갈수록 다른 멤버들이 곡작업에 참여하는 비중을 높이며 독재를 완화하고 있지만, 결국 오아시스의 오늘을 만들어내고 지켜온 건 노엘 자신이었다는 걸 확인하는 듯 했다. 변방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뮤지션 그 누가 의기양양하지 않겠느냐만, 오아시스가 유독 특별해보였던 건 바로 그 순간 때문이었다. 맨체스터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로큰롤 소년이, 그저 '피'의 힘으로 존경받는 왕세자와는 다른 권위를 스스로 일궈낸 중년이 된 것이다.
'크레이지 피플', 공연의 진짜 주인
이날 공연의 감동 중 반절 이상은 객석에서 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노래를 따라 부르는 9천여의 관객들. 테너와 바리톤과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가 뒤섞여 만들어내는 장엄한 아리아. 의도와 합의 따위 전혀 하지 않아도 오아시스의 지휘 아래 울려 퍼지는 하나의 거대한 목소리가 4월 1일의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 있었다. 록 공연장 특유의 자유분방함, 또는 카오스를 하나로 묶는 일체감, 또는 코스모스였다. 물론, 노래를 모르는 이 조차 따라 부를 수밖에 없는 오아시스의 그 찬란한 송가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당해내기 힘든 한국 관객의 열성은 근 몇년간 열렸던 각종 내한공연들을 통해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3년 전 오아시스의 첫 내한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자신의 머리에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너희들 저번과 똑같구나"라며 감탄하던 리엄 갤러거는 탬버린을 객석에 던지는 것으로도 모자라, 결국 마지막 곡 'I Am The Warlus'때는 객석으로 내려가 퇴장하는 진기한 풍경을 연출했다(내가 아는 한, 리엄이 객석으로 내려가는 일은 시비거는 관객을 몸소 응징할 때 밖에 없다). 앵콜 타임 때 홀로 등장한 노엘 갤러거는 "한국 팬들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라더니 어쿠스틱 기타를 튕기며 'Live Forever'를 연주했다. 당연히 객석의 싱얼롱이 울려 퍼졌다. 심지어 어쿠스틱 기타로는 연주할 수 없는 기타 솔로까지 관객들이 합창으로 재현했다.
오아시스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만한 노래는 'Don't Look Back In Anger'다. 노엘이 보컬을 맡는 이 곡은 후렴구를 관객들이 대신 부르는 게 관례다. 역시 3년전과 마찬가지로 객석에서는 싱얼롱, 아니 '떼창'이 체조 경기장을 가득 매웠다. 데시빌을 측정했다면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가진 총 7회의 공연을 합친 그것에 뒤지지 않을, 기쁨과 결사의 떼창이었다. 과연, 선배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오아시스를, 한국 관객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했을 것이다.
관객의 수를 몇 제곱한 그 성원의 탓에, 오아시스는 새벽까지 대기실에서 뒤풀이를 가졌다. 그 시간까지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포옹을 해준 건 물론이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노엘은 취해 있었다. 리엄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우리의 90년대를 생각나게 하는 공연이었다"는 짤막한 후기를 남겼다.
2일 출국하면서도 그 기쁨이 이어졌나 보다. 전날 한국과의 경기를 마치고 출국하는 북한 축구대표팀 때문에 공항에 도열해있는 경찰들을 보며 "우리 때문에 나와있는 거 아니냐"며 손을 흔들어주고 웃었다고 하니. 물론, 자신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털복숭이 영국인이 누군지 알리 없는 경찰들은 어안이 벙벙했을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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