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에 가져갈 책들 Summer Reads of 2016
with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김영하 작가가 팟 캐스트를 통해 여름 휴가에 가져갈 책들의 목록을 작성한데서 영감을 받아 급하게 책을 고르고 지름신을 소환하여 결제를 마치고 족적을 남기고자 글을 적는다. 적는게 남는거다.
1. 인 콜드 블러드 (In Cold Blood). 트루먼 커포티 저/ 박현주 역. 시공사
트루먼 커포티의 작품은 처음이다.
몇 주 전 '인 콜드 블러드'의 집필의 순간을 담은 베넷밀러 감독의 영화 '카포티'를 본 후 트루먼 커포티의 작품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로 잘 알려진 '티파니에서 아침을'도 있었고, 처녀작이자 본인의 정체성을 담은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이라는 작품도 끌렸지만 역시 영화의 잔상이 사라지기 전에,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가늘지만 압도적인 낭독의 여운이 잊혀지기 전에 읽어보기로했다.
인 콜드 블러드를 들고있는 트루먼 커포티.
젊은 시절의 모습이 데인 드한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어 그를 주연으로 커포티의 젊은 시절에 관한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했다. 데인 드한이 제임스 딘을 연기했을 때 냈던 늘어지는 목소리가 커포티를 연상시키는 것 같기도...
2. 비밀의 계절(The Secret History). 도나 타트 저/ 이윤기 역. 은행나무
도나 타트의 작품은 '황금 방울새' 이후로 두번째다.
책이 두꺼운데다 두권인지라 가격이 적잖히 놀라워서... 그리고 책을 구성하는 타이틀이 술, 마약, 살인, 광기...... 그래서 살까말까 하고 늘 미뤄왔던 책인데, 붐비고 정신없는 쇼핑센터 서점에서도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몰입이 똿!
덥고 사람많은 여름휴가 곳곳에서도 잘 읽히겠다 싶어서 책을 사기로 했다.
[ 산에 쌓여 있던 눈이 녹고 있었다. 우리는 버니가 죽은 지 몇 주가 지나고나서야 우리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를 깨닫기 시작했다. 버니는 죽은 지 열흘 만에 발견되었다. 주(州)경찰, 연방수사국 요원들, 심지어 주 경찰 헬리콥터까지 동원된, 버몬트 주 사상 최대의 수색작전이 펼쳐졌다. 대학이 휴교하고, 햄든의 염색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뉴햄프셔는 물론, 뉴욕 주 북부와 보스턴에서까지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정도였다.
이렇듯 일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말았으니, 헨리의 계획이 용의주도했다고는 하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가 버니의 시체를 눈에 띌 수 없는 곳에 일부러 감춘 것은 아니었다. 감추었다기보다는, 버니의 실종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재수 없는 행인이 그의 시체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했으면, 그래서 그 행인에 의해 우연하게 발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쓰러진 자리에 그냥 두었을 뿐이다. 정황이 말해주는 것은 이랬다. ....... ]
3. 호수의 여인(The Lady in the Lake) 레이먼드 챈들러 저/ 박현주 역. 북하우스
레이먼드 챈들러는 그를 인생의 작가로 뽑는 사람이 많아 언젠가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다른사람이 그를 추천했다면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놓는 정도로 끝났을테지만, 정유정 작가님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여름을 서늘하게 만드는 책'으로 레이먼드 챈들러의 호수의 여인을 추천하셔서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같은 목록에 '비밀의 계절'도 있다. (관련기사. http://news1.kr/articles/?2705322)
이 책은 필립 말로 시리즈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시리즈의 첫 편인 빅 슬립 부터 순차적으로 읽을까도 생각했었지만, (빅슬립, 하이 윈도, 안녕 내 사랑, 호수의 여인, 리틀 시스터, 기나긴 이별) 누군가의 리뷰에서 '호수의 여인'에서의 필립 말로가 비교적 코믹하다고 하여 고르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레이먼드 챈들러의 '높은 창'은 '내 심장을 쏴라'에서 수명이 침으로 적신 책이었다. 아마 레이먼드 챈들러의 문체가 마음에 든다면 다음엔 '높은 창'을 읽지 않을까 싶다.
하드보일드한 문체를 가진 작가라니 기대된다.
*아쉽게 탈락한 책들.
1. 월든(Walden).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은행나무
[ 사람들이 찬양하고 성공적으로 생각하는 삶은 단지 한 종류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 왜 우리는 다른 여러 종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하나의 삶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
좋아하는 책에 인용된 월든의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서점에 들어가자마자 찾아서 읽어보았는데 구구절절 마음에 와닫는 책이었음에도 읽다보니 점점 문장에서 문장으로, 문단에서 문단으로 스킵해가는 나의 눈동자가 집중력의 한계를 알려주고 있었다. 다음 기회에......
2. 저스트 키즈(Just Kids). 패티스미스. 아트북스
김영하 작가님이 소개해주신 책중에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전자책밖에 없다. ㅠㅠ
3.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Nothing to be Frightened of). 줄리언 반스. 다산책방
이름이 줄리언 이어서 그런가 이번 책의 표지를 들춰보기 전까지 그가 여자인 줄 알았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그가 여성 작가인걸 생각하고 읽었는데 이건 뭐 중요한 건 아니고.
초반을 읽어봤는데 무신론자인 그의 가족들에 대한 묘사가 재미있었다. 신을 믿지는 않지만 신을 그리워 한다 라는 작가의 말에 질척하다고 형이 말해줘서 맘에 들었다.
무신론자인 가족들의 일화나 삶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공포와 의견을 들어본다면 신에 대한 나의 입장도 정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책방에서 서서 앞부분을 읽었더니 사회주의자가 되신 할머니를 소개할 때 좀 힘들어졌다. 역시 다음에 읽어보는 것으로......
'본인의 취향 > TINK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Sicario]‘Sicario’ Sequel ‘Soldado’ Lines Up Director, Emily Blunt Will Not Be Returning (0) | 2016.08.03 |
---|---|
[Sicario]Writer Taylor Sheridan Says ‘Sicario 2’ Is “More Unsentimental, More Vicious” Than The Original (0) | 2016.08.03 |
[정유정 작가] 종의기원. 경향인터뷰 (0) | 2016.07.06 |
[정유정작가] 종의기원.예스24 인터뷰 (0) | 2016.07.06 |
[Sicario]'시카리오2' 제작 확정, 베네치오 델 토로 이야기 집중 (0) | 2016.06.04 |